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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여행

교환학생으로 직접 맛본 북경오리, 자장면, 딤섬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그만큼 여행에서 볼거리에 버금가는 재미가 바로 먹는 재미이다. 배낭 여행객은 주머니가 얇은 대로 여행지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을 먹고, 그리고 패키지 관광객은 틀에 박힌 식당 음식들이 재미가 없다면 밤에 가이드 몰래 나와서 먹어보는 것이 기억에 남는. 그렇기에 여행할 때 걱정되는 것이 또 음식이다. 나이든 분들은 당연히 한국 음식이 그리울 것이고, 향신료를 잘 못 먹는 사람은 동남아 특유의 향을 가진 야채 종류를 싫어한다.

중국은 어떤가. 
웬만한 사람은 향이 강한 채소와 기름진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기 어렵다. 낯선 음식에 두려움이 앞서는 여행자를 위해 
교환학생으로 중국 북경에 머무는 동안 직접 찾아다니며 맛본, 북경에서 무리 없이 먹어볼 만한 할 음식들을 소개한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듯 북경에선 북경오리를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유명한 중국 레스토랑에 가면 북경오리를 먹을 수 있지만, 그 맛과 현지에서 먹는 맛은 다르다. 북경에서 유명한 북경오리(베이징 카오야) 음식점은 두 곳이다.

하나는 모든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 전취덕. 체인점이 북경 전역에 퍼져있어서 쉽게 갈 수 있을 뿐 아니라 '북경오리 = 전취덕'일 정도로 유명하다.
 

또 다른 한 곳은
따통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 곳 최고 주방장이 우리나라로 치면 수 년 동안 청와대 요리사였다고 한다. 내 친구 중에는 전취덕 대신 따통(대동)에 가는 사람도 많았다. 둘 다 가격은 한 마리에 300원 정도, 반 마리에 150원 정도이다

조금 더 저렴하게 북경오리를 먹고 싶다면 전문대가 골목으로 들어가보자
. 지하철 전문(치엔먼)역에 내리면 된다. 그 곳 골목에는 유명하진 않지만 꽤 큰 북경오리 음식점이 많다. 물론 값도 전취덕이나 따통보다는 싸다반 마리에 100원 정도.

북경오리를 먹는 방법은 밀가루로 만든 피를 접시에 두고 그 위에 북경오리
, 각종 야채, 과일 그리고 양념을 넣어 말아 먹는 것이다. 한국인은 쌈 싸먹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되기에 어렵지 않지만 서양인에겐 생소한 작업이다
.

  진짜 중국 자장면의 맛

중국 자장면과 우리나라 자장면은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유명한 중국 자장면집 역시 전문대가 버스정류장 바로 옆에 있다. 우리나라 자장면은 엄청난 양의 양념이 제공되지만, 중국의 자장면은 정말 쥐똥만큼의 춘장이 제공된다. 받는 순간 '과연 이걸로 이 면이 다 비벼질까?' 의문이 들지만신기할 정도로 다 비벼진다. 이 순간 파스타에 양념을 조금만 넣으라고 하던 드라마 파스타의 최현욱 쉐프 말씀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나라 자장면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맛있다.

 특이한 것이 먹고 싶다면 왕푸징으로

살아있는 건 다 먹는 중국. 중국에 4개월째 머무니 이 말이 조금 과장된 듯하긴 하다. 사실 중국인도 평상시에는 아주 정상적인 음식만 먹는다. 왕푸징에 가면 있는 유별난 음식(전갈꼬치, 돼지심장, 애벌레, 바퀴벌레 등)은 평상시엔 먹지 않는다. 사실 요즘 젊은 중국인도 이런 것을 보면서 신기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하지 먹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처럼 왕푸징의 먹자 골목은 하나의 여행상품으로 이런 것을 파는 것이다그래도 여행객은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나는 가장 정상적일 것 같은 전갈 꼬치를 먹었다. 전갈 꼬리에 있는 독이 남자에게 좋다나? 맛은 아무 맛도 없다.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자.

 여행객은 죽어도 모르는 북경 최고의 딤섬집

나도 몇 주 전에 알게 된 딤섬집이다. 위치는 지하철 2호선 용화궁역 A출구로 나가면 보이는 크고 화려한 중국 전통 건축 양식 건물. 이곳 찐띵쉬엔은 24시간 딤섬집으로 식사 시간에 가면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손님이 없는 시간에 가면 할인가에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그 시간을 노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은 새우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있는 하가우와 돼지와 새우로 속을 가득 채운 씨우마이, 그리고 육즙이 가득 들어있는 샤오룽바오이다. 하가우는 씹을 때마다 새우가 통통 튀는 것이 먹어 본 딤섬 중 최고의 맛이었다. 또한 씨우마이 역시 잊을 수 없는 맛이다. 글 쓰는 이 순간에도 입맛을 다실 정도이다. 원래 딤섬은 북경이 아닌 홍콩, 광동 쪽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북경에 와서 이렇게 맛있는 딤섬 집이 있는데 북경 요리가 아니라고 먹지 않고 지나가는 것은 북경에 와서 자금성을 안보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Ahn

해외리포터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