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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여행

배낭 여행자라도 3일이면 눌러 앉는 중국 리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낭여행객의 도시 중 내가 가본 곳은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와 중국의 리장이다. 방콕의 카오산 로드는 호주, 인도, 네팔,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가장 마지막에 쉬다 가는 성격이 강하다. 그 때문일까? 나에게 카오산 로드는 너무 유흥에만 치우쳐진 곳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중국의 리장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흔히 리장을 이렇게 묘사한다. ‘배낭여행객이 사흘을 머물면 눌러 앉아 살게 되는 곳이 바로 리장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리장 고성

수 년 전 리장에 발생한 큰 규모의 지진은 리장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새로 지은 건물은 모두 다 무너진 반면 소수 민족의 전통 가옥은 멀쩡했다. 이를 눈여겨본 중국 정부는 리장 고성 일대 모든 건물을 전통 가옥으로 바꿀 것을 공표했고, 유네스코는 리장 고성 전체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때부터 리장은 배낭여행객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자유와 전통, 그리고 평화가 공존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가 지면 켜지는 중국 전통의 홍등과,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한 조명의 전통 가옥은 배낭여행객이 리장을 떠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리장 고성을 내려다보는 해발 4700m의 옥룡설산

리장 고성을 둘러보다보면 가고 싶다.’라는 충동을 일으키는 설산이 보인다. 바로 해발 4700m의 옥룡설산이다. 리장 고성에서 약 20분 가량 떨어진 옥룡설산은 해발 4300m까지 연결된 케이블카 덕분에 쉽게 정상까지 갈 수 있다. 특히 다른 설산과는 달리 정상에는 눈뿐 아니라 빙하까지 있기에, 여행객의 호기심을 한층 더 자극한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 내가 가려고 한 날에는 바람이 너무 불어 해발 4300m까지 가는 케이블카는 운행 중단. 그래서 해발 3800m까지만 가는 케이블카를 선택했다. 하지만 해발 3800m라고 무시하면, 케이블카를 타기도 전에 고산병으로 체면 불구하고 땅 바닥에 주저앉아 버릴 수 있. 고산병을 잘 이겨내면 눈 앞에 펼쳐진 설산의 위엄과 함께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작은지를 깨닫게 된다


 인사 한 번에 친구가 되는 배낭여행객의 세계

우리가 항상 사는 그 세계에서는 만날 수 있는 사람도접할 수 있는 환경도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배낭여행객이 되어 그 세계를 벗어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무한한 기회이다. 여행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기회, 다양한 환경을 접하는 기회, 새로운 곳에 적응해 볼 수 있는 기회 등 열린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그 중 여행을 가장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배낭여행객은 모두 사람을 그리워한다. 그렇기에, 같은 배낭여행객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같이 밥 한 끼 먹고, 음악을 안주 삼아 맥주 한 잔 하는 친구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같은 숙소에 머문다는 이유만으로 1분 만에 수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그들과 함께 2011년 새해 첫 날 만찬을 즐겼다. 

 수 백 년이 된 전통가옥에서의 하룻밤은 어떨까?



도시 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이 곳에서 현대식 건물에서 잔다는 것은 너무 밋밋하지 않을까? 그래서 리장 고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전통 가옥을 찾아보았다. 비쌀 것 같지만, 알고 보니 유스호스텔보다 10원 비싼 정도이다.

전통 가옥이라 불편할 것 같다는 걱정은 기우이다. 현대식 화장실에 24시간 온수는 물론 무료 무선 인터넷까지 제공되니, 이게 일석 몇 조인가고택에 머물다 보면 떠나기 싫어질지도 모르니, 반드시 언제 떠날지를 확실히 하고 머물자.

여행은 단순히 관광지만 둘러보려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 그 곳의 문화와 사람, 그리고 수많은 여채객을 만남으로써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면, 낯선 곳과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보다는 그들을 그들의 방식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 속에 들어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울러 같은 처지인 다른 여행객과 친구가 된다면, 그들이 더 풍요로운 여행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Ahn 

해외리포터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