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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장모와 사위의 갈등과 화해 담은 연극 '에이미'

봄을 시샘하는 마지막 한파로 손과 발이 꽁꽁 언 2월 15, 연극<에이미>를 보기 위해 명동으로 달려갔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해어의 <에이미> 2010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첫선을 보여 그해 '한국연극 베스트7'에 선정된 작품이다. '연극의 정석'이자 '빼어난 수작'으로 호평받은 작품이라는 소문을 들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 연극<에이미> 포스터

 

전체 4막에 걸쳐 15년의 세월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연극은 딸 에이미를 중심으로 에이미의 남편 도미닉과 어머니 에스메, 할머니 이블린, 그리고 엄마의 재산관리인이자 연인인 프랭크가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에스메와 도미닉, 즉 장모와 사위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메인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에이미>는 전통 연극은 사라지고 TV, 영상매체 등 미디어의 발전과 부흥을 통한 동시대의 문화적 변화와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라는 큰 주제를 담고 있다. 신구 세대의 갈등, 사랑과 배신, 용서와 화해 등 삶의 여러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연극을 보며 딸 에이미와 엄마 에스메의 인물이 흥미로웠다. 최근 들어 연극을 보러 극장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정통 연극을 고집하는 에스메가 윤소정씨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연극이라는 장르는 유효 기간이 끝났다'라고 잘라 말하며 자신이 옮음을 주장하는 사위 도미닉과는 달리 연극을 사랑하는 고집스런 마음으로 끝까지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또한 사랑스러운 딸인 에이미가 남편인 도미닉과 어머니인 에스메의 중심에서 모든 갈등을 겪지만 두 가치관을 인정하고 끝까지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가족이기에 이해하고 또 이해해야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 연극<에이미>의 무대

 

첫 공연이라 배우들의 대사 실수도 간혹 있었지만 4막으로 된 빠른 전개가 연극을 몰입하게 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3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계속된다 하니 꼭 관람하길 추천한다. Ahn

 

사내기자 장은별 / 안랩 UX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