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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현장속으로

인순이-장혁-이승환이 청춘에게 전하는 응원

이 시대의 청춘을 위한 뜨거운 응원.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가 100회를 맞아 준비한 특별한 만남이 5월 4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있었다. 100회 특집의 멘토들은 이전에 ‘피플인사이드’를 방문했던 이들 중에서 청춘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멘토들이다. 인순이(36회), 장혁(42회), 박웅현(45회), 안철수(54회), 이승환(56회). 꿈꾸는 청춘을 위해 5명의 멘토들이 다시 한번 이 자리에 모인 것이다. ‘청춘&꿈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열정, 도전, 꿈이라는 키워드로 열정적인 축하 공연과, 청춘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갔다.

열정의 다른 이름, 인순이

‘열정’이라는 단어로 모신 분이라는 소개가 나온 뒤 노래가 흘러나왔다. 노래와 함께 등장한 이는 한국 공연계의 디바인 가수 인순이였다. TV에서는 많이 봤는데 실제 무대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노래도 하면서 파워풀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역시 살아있는 ‘열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Q : 누구보다도 성공했는데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나?
디바도 필요 없고 전설도 필요 없고 ‘가수’로 남아 있으면 한다. 음을 높이 내는 가수보다 안 올라가는 음이어도 나름대로 소통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한다. 복이 많아서 아직까지 나를 사랑해주는 것 같다. ‘인순이니까 저렇게 할 수 있다’며 마음을 열어주는 점이 좋다.


Q : 본인이 생각하는 청춘이란?

보통 젊은 층을 ‘청춘’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이는 단순한 숫자이기 때문에 10대, 20대가 아니라 ‘심장’이 뛰면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Q : 본인의 청춘을 어떻게 생각하나?
20대를 되돌아보거나 그때를 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길이 내 길인지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치열하게 지금 이 자리에 와서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행복하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이 좋다. 

Q : 어떻게 오뚜기처럼 일어설 수 있었나?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내 뼈를 여기에 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말은 진부한 표현이다.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한 것 같다. 그리고 해냈다.
 
Q: 본인과 가족을 위해 노래를 했다?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나왔다. 나도 거기에 속한 사람이었다. 선배, 후배 중에서는 노래를 하고 싶어서 집을 나온 분도 있다. 이들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이제는 떨쳐버릴 때도 되었는데 그래도 떨쳐버리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행복을 알 수 있기에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도 내가 성공을 할 것이라고 생각 못 했다. 내가 노래한다는 것을 생각 못 했다. 그게 싫어서 그 사람들 생각 안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Q: 고등학생 딸에게 '이것만은 가슴에 지녀라' 하는 것은? 
‘세상이 등을 보여도 속여도 너를 지켜줄 엄마가 있으니까 밀고 나가라.’ 노래로 답을 줬다. 역시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Q : 내가 정의하는 성공이란?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 다른 사람하고는 사뭇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을 거기에서 본다.
 목표를 안 정했을 수도 있고 방황을 할 수 있으니까 청춘이다. 청춘을 즐기고 누려라. 청춘도 순간이다. 하지만, 목표가 정해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뛰어라. 목표점에 도착한 뒤 웃어라.  

마지막으로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꿈에 대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꿈… 꿈을 꾸세요. 꿈을 이루세요.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내레이션과 함께 ‘거위의 꿈’ 반주가 흘러나왔다. 1절을 부를 때는 앉아서 수화도 했는데, 그만큼 여러 사람과 소통하겠다는 그 맘까지 들을 수 있었다. ‘나중에 80살 넘어도 뾰족구두를 신고, 목소리 안 나와도 무대에 오를 것'이라는 마지막 인사에서도 열정이 묻어났다. 

도전과 의리의 배우, 장혁 


다음 멘토는 ‘도전과 의리’라는 단어로 소개되었다.
"인생은 허들 넘기 아닐까 한다. 계속 높아지는 허들.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기운을 얻고 하는 것이다. 의리를 갖고 불가능한 스케줄에 나온 분이다."
바로 배우 '장혁'이었다. 
설마 장혁도 노래를 할까? 했는데 '의리남'이라는 말답게 노래를 불러 주었다. 백지연이 노래를 듣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봐요?"라고 묻자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라는 위트 있는 답을 했다. 곧이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Q : 여러 역할에 도전하는 것은  원해서 하는 것인가?
역할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다. ‘추노’는 사극이고 ‘마이더스’는 현대극이다. 하지만, 대조적이라서 맡은 것은 아니고 역할 자체에 연민이 가면 선택한다. ‘마이더스’의 도현이 같은 경우 군대를 기점으로 일상에서 벗어났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에 마음이 갔다. '피플인사이드'에 다시 나온 것도 백지연 씨에게 마음이 동했기 때문이다.
 
Q : 배우가 되기 전,100번의 오디션을 봤는데 어떻게 견뎌냈나?

10번, 11번이 되니까 ‘이게 나랑 안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오디션을 보았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보며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 하면서 상대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생각하고, 생각이 전환되면서 긍정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이 정도면 되겠지?는 나의 착각이었다.

Q : 어렸을 적부터 배우가 되길 꿈꾸었나?

배우가 꿈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학 이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이런 것을 왜 하는지 알게 되면서 확고해졌다. 인생을 돌아보니까  ‘현장’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하는 동안은 조금씩 익숙해지는데 다음 작품을 들어가면 바뀌고 계속해서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혁은 남자가 봐도 멋있는, 마음까지 꽉 찬 배우였다. 백지연은 도전에 관해 의미 있는 말로 그를 배웅했다.
"산이 높은 만큼 골도 깊다. 그 골은 피할 수 없다. 도전을 해야 산을 넘는 것이다." 
 
 

아직도 꿈꾸는 어린왕자, 이승환


백지연은 얼마 전에 ‘Will.I.am’(세계적인 힙합 프로듀서이자 그룹 ‘Black Eyed Peace’의 멤버)을 '피플인사이드'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인터뷰 당시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흑인 밀집 지역에서 태어났는데 지금의 당신의 상상력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의 대답은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주었다. '꿈… 나는 꿈꿨고 꿈꾸고 꿈꿀 것이다.’ Will.I.am의 대답처럼 청춘에게 필요한 또 하나는 ‘꿈’일 것이다. 셋째 멘토는 '꿈'과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 이승환이었다. 
"'피플인사이드'에서 이승환을 다시 보게 됐다."라는 칭찬에 단지 "멋지구리하게 나왔다."라는 겸손한 유머로 답하는 어린왕자. 그가 청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다. 

Q : 동안 비결이 뭔가?
마음이 늙으면 몸이 늙는다. 마음이 늙는 것을 제어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왠지 의젓해야 하고 아는 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되면서 다들 어린 마음은 갖고 있지만 어느 위치에 오르거나 시선, 억압적 분위기 때문에 밖으로 못 보여준다. 권위를 싫어한다. 그래서 '라이브의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표현 대신에 ‘횡재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Q :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나?
중 2때 전축을 갖고 왔을 때, 처음으로 음악에 빠지게 되었다. 음악을 하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말리셨다. 하지만 대학교 때 우울증까지 걸리는 모습을 보면서 못 이기고 허락해 주셨다. 기획사에 여러 번 곡을 보냈다. 17군데를 다 떨어졌고 18번째 되었는데 녹음을 하는 중에 계약을 하게 되었다. 계약 내용은 3년에 앨범 3장을 내는 데 2천만 원을 내는 것이었다. 일종의 노예 계약이었다. 당장 계약을 파기하고 기획사에 800만원 물어주고 아버지와 마지막 거래를 했다. 500만원으로 1집을 내준다고 하셨다. 단, 1집을 내서 1년 안에 잘 안 되면 다시 대학에 다니는 것이었다. 89년 당시 500만원은 한 학기 등록금의 10배가 되는 돈이었다. 잘 기다려주셨고 다행히 1년 만에 잘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공부를 하면 아버지께서 "하라는 음악을 하지 왜 다른 것을 하는 것인가?" 하는 말씀도 하신다.

Q : 청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20대 시절 너무 평범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자유로움도 없고 사고가 막혀 있었다. 지금의 청춘에게는 부딪히고 깨져봐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실패의 기회도 있고, 객기도 부리고 많은 것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부딪히고 깨져 봐라. 어렸을 때 어른 세대(부정적, 부조리)를 보는 것이 안 좋았다. 거기에서 상처를 받고 고립되었고 느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해 자유스러워지면서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덜 깨져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시절에 부딪히고 깨지면 더욱더 단단해진다. 그러면서 변함없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Q :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어렸을 때 꿈이 장난감 회사 공장장이었다. 그런 ‘소년’이 지금까지도 장난감을 사게 만든다. 앞으로의 꿈도 영원히 ‘소년’으로 사는 것이다.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70세의 나이에도 스키니 진에 운동화 차림으로 무대를 뛰어다니는 걸 봤다. 그렇게 열정과 에너지를 잃지 않고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극세사 다리’여서 스키니 바지를 입기 적절하다. 그래서 85세에 스키니를 입고 구원신발을 신고 무대에 오르려고 한다. 그리고 늘 팬들과 약속을 한다. 85세 나이에 무대에 오른 디너쇼에서도 달리자고.

마지막으로 백지연은 이승환에게 부탁을 했다.
"계속 꿈꿔 주세요. 우리가 사는 동안 노래와 무대로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청춘은 열심히 일한 만큼 즐기는 것도 특권이다.'라는 말과 함께 하나의 콘서트가 열렸다. 

세 명의 멘토를 만나는 동안 가슴이 얼마나 벅차올랐는지 모른다. 청춘을 정의한 '불법사전'의 문구가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온 시간이었다. 
한 글자로는 (꿈), 두 글자로는 (희망),
세 글자로는 (가능성),  네 글자는 (할 수 있어) Ahn


대학생기자 김재기 / 한양대 안산 컴퓨터공학과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항상 노력하는 안철수연구소 대학생기자 김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