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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안랩팀워크

개발자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사용자

사용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만 그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지고 다듬는 것은 사람이다.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소프트웨어를 매개로 만나는 것이다. 개발자는 궁금하다. 사용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기능과 UI(User Interface)를 원할까. 사용자도 궁금하다. 개발자는 왜 이걸 모를까. 어쩌면 소프트웨어를 사이에 두고 숨바꼭질을 하는 것 같다.

주로 보안 제품을 개발, 발표하는 안철수연구소가 2009년 9월, 압축 프로그램인 V3 Zip을 발표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보안 SW 기업에서 만든 제품인지라 많은 이용자의 관심을 모았다. 초기에 많은 사용자가 사용 후기를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안랩이 진행한 사용자 후기 이벤트를 통해 피드백을 해주었다. 이를 토대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 패치를 약 3주 만에 발표했다.


그리고 작년 11월 V3 Zip 2.0을 공개했다. 2009년 패치 이후 사용자 참여 기반의 서비스로 사용자 요구에 맞추어 지속적인 개선과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던 만큼 2.0을 기다리는 사용자가 많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기능 추가와 보완이 이루어져 4월 7일에는 7zip 압축 기능, 압축 파일 아이콘에 다른 파일을 드래그앤 드롭 시 압축하는 기능, 탐색기에서 알아서 압축 풀기 등 디테일이 더 강해진 패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V3 Zip 2.0의 개발 주역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사용자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V3 Zip 2.0 프로젝트 팀. PM 정청환, QA 노인걸, 개발 이재한, 개발 이석준, UI 박준용.

- 보안 솔루션에 중점을 두는 안철수연구소가 V3 Zip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업에서 보안 프로그램과 함께 압축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쓰여요. 안철수연구소는 보안 프로그램인 V3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보안 프로그램과 함께 보조 프로그램으로 패키지를 구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압축 프로그램이라는 분석이 나와서 개발하게 되었어요.

- V3 Zip 2.0이 이전 버전 또는 타 압축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장점은 무엇인가요?
1.0 버전 발표 이후 압축/해제의 기본기가 부실하다, 사소한 버그가 많다, UI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죠. 그래서 이번에는 압축 프로그램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압축/해제 기능에 좀더 충실하려 노력했고 추가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하고 있어요.

- 2.0 버전의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요구사항, 의견은 얼마나 반영되었나요?
사용자의 요구사항은 물론이고, 다른 압축 프로그램 대비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개발자들 스스로도 압축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쓰기 편한 프로그램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바탕에 두고 개발했죠.
 


현실적인 개발 일정 때문에 한 번에 사용자의 의견을 100% 반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에요. 4월 7일 나올 패치에도 1.0 버전 때부터 있었던 많은 요구사항이 반영될 것입니다.
 
UI 부분에서는 메뉴의 배열이나 단축키 등을 많이 고민하고 타 제품과 비교도 하면서 편리한 사용성을 위해서 노력했어요. 압축 프로그램은 사실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쓰기보다는 탐색기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를 고려해 UI도 계속 개선해나갈 거에요.

- 사용자의 의견 수렴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요?
사용자 후기 이벤트 형식으로 할 때도 있고, 혹은 개인 블로그를 찾아서 보고 소통하려 노력해요. 그리고 사용자가 직접 고객센터에 연락하는 경우도 많고요. 그 중 핵심적인 부분과 연관된 것이나 타 제품 대비 부족한 부분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발하지요.

- V3 Zip 프로젝트 팀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2.0 버전 진행할 때 일정이 좀 빠듯했어요. QA를 포함해서 4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택시 타고 집에 들어가거나 회사에서 자는 등 힘든 일정이었어요. 일정이 짧은 만큼 오랜 경력을 가진 개발자로 프로젝트 팀을 꾸렸죠. 경력이 있는 팀원들이 모였기에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서로를 배려하면서 꾸준히 일을 진행할 수 있었죠.


-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재한: 개발 경력을 쌓는 것, 실제 제품 개발 경험 또는 프로젝트 참여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발자로 큰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실제로 프로그램이 동작할 때의 단순한 즐거움이죠. 실제로 타 직군에 비해 보수가 적고, 업무 강도는 강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프로젝트를 해냈을 때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어요.
 
이석준: 생각하는 것보다 힘든 부분이 있어요. 다른 일은 시간이 지나면 연륜이 쌓여 일이 편해질 수 있지만, 개발자는 신기술이 나오면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만큼 공부도 많이 해야 해요.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정말 좋아해야 할 수 있다고 봐요. 단순히 “관련 학과를 나와서 한다”고 하면 어려움이 많겠지만, 좋아서 한다면 괜찮은 직업이죠.

 
박준용: 10년 뒤에 개발자로 어떻게 하고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직업도 미래를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지만, 개발자라면 더더욱 큰 그림을 보고 10년 뒤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이재한 책임도 말했지만, 개발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 V3 Zip 사용자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분기에 한 번씩 1년에 4번은 업데이트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분기 당 한 번도 쉬운 일정은 아니지만, 계속 발견되는 버그나 고객의 요구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압축 프로그램이 많은데, V3 Zip이 늦게 시작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따라가서 좋은 압축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많이 쓰고, 편하게 쓸 수 있고, 압축 기능만큼은 확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만큼 후발주자이지만 더 열심히 할 거에요. Ahn

대학생기자 김경수 / 한양대학교 전자통신컴퓨터학과
사진. 사내기자 황미경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대학생기자 송은아 /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SEA 라는 이니셜을 가진 나.
바다처럼, 언제나 한결 같은 사람이 되리라.
바다처럼, 세상을 넓게 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리라.
그렇게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렇게 세상 속에서 소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