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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현장속으로

직접 경험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천국인 이유

기자는 여름방학 동안 작은 회사의 인턴으로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실리콘 밸리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란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 호세(San Jose) 근처 지역을 일컬으며, 실리콘 칩 제조 회사들이 많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기업이 등장하고 수많은 엔지니어와 투자자자 모여들어 벤처의 요람이 되었다. 또한 실리콘 밸리는 엔지니어에게 '꿈의 근무환경'으로 유명한데, 짧게나마 직접 지내면서 왜 그러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

쾌적한 생활 환경


우선 실리콘 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날씨가 좋기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지만 습도가 낮아 덥지 않고, 겨울에도 눈이 내리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따뜻하다. 미국의 서부는 동부와는 달리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곳이기 때문에 인종 차별 같은 문제를 겪을 염려도 적으며, 밤에 혼자 돌아다녀도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치안이 좋다.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미국에서는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도 우리 나라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땅이 넓으므로 그만큼 놀러다닐 곳이 많다는 것 또한 장점이라 하겠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

기자는 미국에 와서 지낸 약 2주 간 회사에 나간 날과 집에서 일한 날 수가 거의 비슷하다. 일이 있든 없든 회사에 출근해서 앉아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우리 나라와는 달리 여기서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해내고, 정해진 약속(미팅이나 일을 마쳐야 하는 기한 등)만 잘 지키면 다른 사람의 생활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특히 컴퓨터로 일하는 프로그래머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 일하든 아무 상관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음은 물론 굳이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므로 생활이 여유롭다. (물론 일이 많을 때 정신 없는 건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위 사진은 아는 분의 초대를 받아 간 구글에서 본 수영장과, 회사에서 비치 발리볼을 하는 구글 직원의 모습. 우리 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더 많은 기회
 
애플, 구글, 인텔, 최근 부상한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IT 트렌드를 주도하는 회사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생겨났고, 지금도 제 2의 구글을 꿈꾸는 수많은 회사가 생겨나는 장소이다. 실리콘 밸리가 이렇게 많은 회사의 요람이 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창업 인프라가 매우 잘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 핵심적 요소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그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성이 있고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벤처 캐피탈이나 엔젤 투자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창업자가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우리 나라를 생각해보면 매우 유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안철수 교수는 '실패한 사람도 도덕성에 문제만 없으면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기에 실리콘 밸리를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에게도 그런 토양이 만들어질 날을 기대한다. Ahn

대학생기자 한대희 /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사람은 누군가가 되어가는 작은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저의 작은 과정이 되어주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