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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컬처리뷰

'지지않는 꽃' 프랑스 앙굴렘 위안부 피해자 특별전, 서울 앙코르 전시회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20일까지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지지않는 꽃'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주제로 만화와 영상작품을 전시했다. 축제 기간 동안에 약 2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프랑스 앙굴렘 만화 축제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3월 1일부터 4월 13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그곳에 나는 없었다'라는 새로운 제목과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부재로 출품작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전시회를 보기 위해 봄기운이 만연한 광화문을 찾았다.   

 봄날 광화문의 주말에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나눔장터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나눔장터 맞은 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는 조용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건물 안으로 들어섰을 때, 젊은 20대 커플, 어르신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었다. 왠지모를 안정감이 찾아왔다. 

 일본군 위안부(이하 위안부) 특별전은 총 3부로 나누어 만화와 그림 작품 20점, 위안부 할머니의 그림 7점 등 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었다. 1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 속으로' 2부 '그녀들이 겪었던 고통과 수난' 3부 '그녀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소주제로 나누어져 역사를 현재와 적절히 연결시키고 있었다. 

박재동-'끝나지 않은 길' 과거의 상처로 현재까지 고통받고 있는 소녀를 표현했다. 김정기-'꼬인매듭' 꼬입매듭 속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역사는 항상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특별전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화와 그림, 영상으로 위안부 문제를 풀어냈다. 서랍 속에 넣어둔 상처를 준 옛 연인으로부터 받은 물건처럼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워 꺼내기 싫은 주제를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는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은 이유가 접근성이 높은 매체를 이용한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건웅-'문신' 일본군의 잔인한 학대를 만화로 표현했다.

 또한 그 당시 상황을 그림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때 받았을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박건웅 '문신'에서는 잔혹했던 그 당시 일본군의 학대와 그에 따른 고통과 수난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충격적이고 잔인한 만행이 있었다는 것에 무언가로 머리를 맞은 듯 멍해졌다.

관관람객들이 상영되고 있는 영상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내 몸은 빼앗아도 내 마음만은 안 뺏아간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든 만화 영상에서 나온 할머니의 음성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같이 슬퍼하고 아파한 것은 나로써도 처음이었다. 항상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대두되면 일본군의 잔인한 만행에 초점이 맞춰져 분노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입장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작품

 3부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작품들 7점과 인터뷰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하나같이 울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소녀가 등장하는 할머님들의 작품들은 과거에 상처 입은 자신의 고통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과거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간다는 할머니들의 인터뷰 영상은 위안부 문제가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인 사건이 아니라 현재 지속되고 있는 사건임을 깨닫게 했다. 

차성진-'그날이 오면' 

 일본군 피해자 특별전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 그 동안 가지고 있었던 역사교과목에 한장 남짓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식을 다시 환기 시키고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며, 여성의 권리문제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다. 

 위안부 피해자 등록자 243명 중 현 생존자는 55명. 그녀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주말 광화문 봄 햇살을 따스했고, 날씨는 화창했다. 그녀들에게도 고통을 씻어 낼 수 있는 따스한 봄 햇살이 닿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만화 특별전 '그곳에 나는 없었다'

전시기간 : 2014. 3. 1(토요일) - 2014. 4. 13(일요일)

장소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로비


대학생 기자 김수형 /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ksh505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