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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人side

안철수연구소 CEO가 신입사원에게 해준 말

12월 8일, 안철수연구소(안랩)에는 겨울을 알리는 추운 바람이 잠시 잦아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고 하니, 안철수연구소 신입공채 8기가 판교사옥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을 위해 김홍선 대표가 특별히 강연을 준비해 찾아가 보았다. 다음은 주요 내용. 

안랩의 시작


안철수연구소의 시작은 1988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생이었던 안철수연구소 창업자이자 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인 안철수 교수는 컴퓨터를 통해서 많은 실험을 하고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컴퓨터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처음으로 자신의 PC가 감염되자 당황한 안철수 원장은 화도 나고 당황하기도 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중 바이러스가 감염된 경로를 거꾸로 올라가면 치료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고, 실제로 직접 치료도 했다. 주변 다른 사람도 동일한 증상을 겪고 있어 손쉽게 고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로 만든 것이 V3 백신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오면 또 해결 방안을 마련하다가 95년까지 왔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바이러스 치료 작업을 혼자 하다보니, 이제는 조직이 없으면 힘든 지경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대기업에 찾아갔으나, 수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번히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정부에 찾아가 공익재단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이 역시 거절당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회사를 만들게 되었다.

안철수연구소 창업 당시 잘나갔던 한글과컴퓨터가 마케팅을 담당하고, 안철수연구소는 컴퓨터 바이러스를 연구만 해서 그 제품을 패키지로 팔았다. 안철수연구소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돕는 걸로 시작했다. 그 대신 기업이나 기관은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였다. 안철수연구소의 사업 모델은 B2C에서는 바이러스를 찾아 개인을 도와주는 것이며, 사실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B2B다. 그 당시만 해도 이런 형태의 사업 구조는 유니크한 모델이었다.


사이버 보안의 시작과 안랩의 시작은 같다


사이버 보안의 시작은 1995년이다. 안철수연구소가 창업한 것도 그 해이지만, 넷스케이프란 회사가 95년도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만들었다. 그렇게 사이버 보안은 인터넷이 폭발하면서 시작되었다. 인터넷이 없으면 인터넷 해킹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파일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다 보니 암호화도 필요하고 그래서 사이버 보안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해외 사이버 보안까지 발을 넓히는 안철수연구소


안철수연구소는 일본과 중국에 해외법인이 있다. 모든 법인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긴 하지만 두 법인이 중점으로 두는 부분에 약간 차이가 있다. 중국법인은 연구소 쪽에 더 집중되어 있다. 요즘 악성코드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오기 때문에 안철수연구소는 악성코드의 발원지인 중국 현지에서 뭔가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중국 시장은 비용 측면에서 많은 인력을 저렴하게 지원받을 수 있으며, 또한 어떤 바이러스들은 중국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해당 바이러스의 분석에 그 인력이 큰 힘이 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중국법인은 연구소 관점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반면에 일본법인은 얘기가 다르다. 일본법인은 100% 마케팅 구조다. 그래서 지금 일본법인의 최고 우선순위는 관제 서비스이다. 24시간 관제를 하며 필요하면 직접 현지에 가서 보안을 해주고 있다. 주요 고객은 온라인 게임 업체이며 서비스 업체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사업은 모바일 보안 쪽이다. V3가 국내에서는 유명하지만 현지에서는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이제 성장하는 모바일 보안 분야에 더 역량을 쏟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우물 안 개구리인가 


빌게이츠와 자동차를 만드는 GM그룹 회장이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빌게이츠 : 지금 IT 스피드처럼 차가 바뀌었다면 자동차가 시속 몇 백 키로로 달리고 단돈 몇 만 원에 살 수  있을 겁니다. 

GM 회장 : 만약에 우리가 소프트웨어처럼 차를 발전시켰으면 우린 가다가 계속 멈추고 또 고치고, 또 가다가 또 멈추고 했을 겁니다.


하드웨어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게속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결국 이 대화의 포인트는 'SW는 버그가 많고 손이 많이 간다'는 얘기다.


안철수연구소의 인터넷 뱅킹 보안이나 게임 보안은 글로벌하게 경쟁력이 높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철수연구소는 100% 보안회사다. 임직원이 650명이 넘는데다가 16년 동안 보안만을 바라보고 성장한 회사다.

보안은 우리밖에 할 수 없다. 그게 안철수연구소의 기본 철학이고 핵심이다. 삼성SDS보다 우리가 연구개발(R&D) 투자가 10배가 높다. 우리는 R&D로써 우리의 엔진을 만들고 패키지를 만드는 연구소이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가 어려운 것은 R&D를 안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악성코드가 나와도, 디도스가 나와도 우리밖에 막을 수 없다. 3.4 디도스 공격을 기억하는가? 다들 '금방 막았다 쉽게 막았다' 하지만 7.7 디도스 공격보다 훨씬 어려운 공격이었다. 단 차이점은 2년 전에 없던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3.4 디도스 공격도 우리가 추적해서 바로 잡아냈다. 우리는 그만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여러분의 꿈은 아키텍트가 되는 것이어야

 

프로그래밍 언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가 중요하다. 여러분의 꿈은 아키텍트가 되어야 한다. 판교사옥과 같은 건물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오래 한 사람들이  노하우를 쌓아 만드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꿈은 아키텍트가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전문가 집단이 되어야 한다. 안철수연구소 스스로 투명하고, 사람들이 안철수연구소를 사랑해주고 존경해주는 그런 역량을 갖춘 브랜드로 성장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 중 첫째가 자기개발이다. 이제 더 이상 CEO가 나를 따르라 해서 좇아가는 시대는 구닥다리이다. 지금은 구성원 각 개인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CEO로서의 철학이다.

안랩이 원하는 것은 여러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자기의 비전과 회사의 비전이 일치하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만약에 반대라면 그 사람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약간 다르더라도 조금씩 맞춰가면서 발전하는 것이다. CEO로서 한 가지 소원은 우리 회사의 비전이 여러분의 비전을 많이 받쳐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안철수연구소는 보안을 가지고 이 기반으로 클라우드 시스템, 스마트폰, 태블릿 보안도 하고, 통합적으로 서비스 및 관리해주는 것도 있고, 바로 대응해주는 포렌식 서비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소프트웨어의 결집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의 리더가 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 기반에는 자기개발, 상호존중, 고객만족이 자리잡고 있다.

이 기반으로 가는 것이 목표이다. 이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회사는 계속 성장할 것이고 여러분이 들어와서 이 비전에 동참하고, 또 이 비전을 통해 여러분의 가치를 극대화했으면 좋겠다. Ahn

사내기자 모희서 /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