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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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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따뜻한 동남아 마닐라로 떠나보자 며칠 사이에 한파가 들이닥치고, 폭설까지 내렸다. 해가 바뀔 때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이다. 이런 추운 겨울, 방 안에서 움크리고 있기보다는 차라리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다들 휴가라고 하면, 더운 여름 휴가철에 똑같이 더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사실 따뜻한 남쪽나라의 매력은 겨울에 가야 더 빛을 발한다. 마닐라의 명소, 인트라무로스와 산티아고 요새 마닐라의 손꼽히는 명소인 인트라무로스는 옛 스페인 정복자들의 거주지이다. 비록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폭격을 맞아 흔적만 남아 있지만, 옛 스페인 시절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어 예전의 모습과 규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곳에 들어오면 다른 마닐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럽..
딸을 죽인 아버지의 이야기,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어느덧 2011년의 달력도 한장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송년회를 한다고 바쁜 와중에,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번 해를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택하였다. 지난 12월 2일부터 3일간 공연한 리골레토는 프리미엄 오페라의 메카로 유명한 수지 오페라단의 주최로 열렸다. 프리미엄 오페라를 추구하는 수지오페라단은 이번 리골레토를 웅장한 무대, 화려한 조명 그리고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문 의상제작소와 세계적인 성악가들을 초청하여 준비하였다. 상영 금지 당했던 오페라 '리골레토'의 줄거리 오페라 '리골레토'는 16세기 북이탈리아의 만토바 공작의 궁정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이다. 반토바 공작은 여성을 정복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방탕아이다. 그는 귀족들의 광대인 곱추 리골레토가..
충격 특강,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 지난 11월 22일 카이스트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이자 작가인 하지현 교수의 초청강연이 있었다. '당신의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라고 떡 하니 학교에 현수막을 걸어놨으니, 열심히 살려고만 노력하는 내가 어찌 안 가볼 수 있을까? 강연은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하지현 교수는 열심히 사는 걸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지 마라는 말씀과 함께 강연을 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공부 열심히 해라' '1분 1초도 헛되이 쓰지마라.'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라'.라는 말을 듣고 자라온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지 말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데 이 때 한 학생이 반박을 하였다. "교수님, 제가 보기엔 교수님이 그 누구보다 열심..
중국인이 가장 그리워하는 작가 싼마오의 작품 3선 사실 책을 읽다보면 책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을 찾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가서 다른 사람은 어떤 책들을 읽는지 살펴본다. 우연히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그 책을 읽어보고, 여전히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본다. 무작정 책을 읽기보다는 테마를 정해서,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을 읽거나, 같은 주제로 쓴 다른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는 형식으로 책을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을 읽는 자체뿐 아니라, 서로 비교하면서 생각해보는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 중국 작가 싼마오(三毛)도 그렇게 친숙해진 사람이다. 싼마오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중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고 중국인이 가장 그리워하는 작가이다. 그녀의 본명은 천핑으로, 사실 지금의 ..
음악 비평가와 여행 작가가 제안한 문화 향유법 11월 3일 카이스트에서 KBS '명작 스캔들'에 출연한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흉부외과 전문의인 유정우 선생과, 베스트셀러 여행서인 시리즈의 저자인 송동훈 작가를 모시고 '클래식 그 거리에 서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특히 이번 강연은 송동훈 작가가 유럽 여러 도시 중 로마, 파리, 빈을 소개하고, 유정우 선생이 해당 도시 관련 클래식을 듣는 식으로 전개되는, 매우 재미밌는 강의였다. 송동훈 작가의 책 제목이기도 한 '그랜드 투어'. 과연 무슨 뜻일까? 그랜드 투어는 옛 귀족들이 교육을 위해 6~7년 동안 자식들을 우수한 선생님들과 함께 유럽 일주 여행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특히 근대 영국에서는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상류층 자제들은 일정 시기가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그랜드 투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