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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특강,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

지난 11월 22일 카이스트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이자 작가인 하지현 교수의 초청강연이 있었다. '당신의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라고 떡 하니 학교에 현수막을 걸어놨으니, 열심히 살려고만 노력하는 내가 어찌 안 가볼 수 있을까?
강연은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하지현 교수는 열심히 사는 걸로 치자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지 마라는 말씀과 함께 강연을 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공부 열심히 해라' '1분 1초도 헛되이 쓰지마라.'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라'.라는 말을 듣고 자라온 이 시대의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지 말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런데 이 때 한 학생이 반박을 하였다.

"교수님, 제가 보기엔 교수님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산 사람인 것 같습니다!"
과연 교수님은 뭐라고 답변을 했을까?


 태엽을 한 방향으로만 계속 감지 마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항상 하던 것만 열심히 해왔다.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들은 수학문제만 열심히 풀었고,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은 역사만 열심히 외웠다.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은 그림만을 위해 살았고, 음악을 하는 학생들은 하루종일 음악만을 하며 살았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의 태엽을 한 쪽으로만 감아왔던 것이다. 즉 좌뇌와 우뇌 중 우리는 한 쪽 뇌만을 집중해서 발달시켜 온 것이다.

즉, 하지현 교수의 '열심히 살지 말라'라는 뜻은 우리가 늘 해오던 것을 지금까지 해왔던 것 처럼 계속해서 매달려서 죽기 살기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신체도 균형이 맞아야 하듯이 우리의 뇌도 좌뇌와 우뇌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 것이다.

 GREEN  RED  BLACK
 ORANGE  BLUE  PINK
 GRAY  YELLOW  WHITE
 NAVY  PURPLE  BROWN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얼마나 균형잡힌 뇌를 가지고 있는 걸까? 간단하게 테스트를 해보자. 처음에는 글자의 색과 상관 없이, 글자를 순서대로 소리내서 읽어보자. 잘 되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글자는 무시하고 각 글자의 색깔을 소리내서 읽어보자. 예를들어 처음 GREEN은 GREEN이라고 안 읽고 글자 색이 파랑색이니, BLUE라고 말해야 한다. 잘 안되는가? 그렇다면 독자인 당신의 뇌도 한 쪽으로만 태엽이 감긴 것이다.
 
 양을 세면 절대 잠을 자지 못 한다
 

요즘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불면증에 시달린다. 그럴때면 흔히들 포근한 양을 세보라고 권한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 세마리... 양 백마리, 양 백한마리 과연 도대체 언제까지 세야 하는 것일까?
 
많은 이들이 이 양을 세다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양을 수천마리는 키웠을 것이고, 어쩌면 양떼목장보다 더 큰 목장을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에게 하지현 교수는 잠을 자기 위해 양을 세는 것은 잠을 깨는 지름길이니 절대 양을 세지마라고 충고했다. 대신에 진짜 잠을 자고 싶다면, 양을 세지말고, 처음부터 잠들 때까지 계속 양 한마리, 양 한마리, 양 한마리만 생각하라고 권했다. 교수님의 말인 즉슨, 양을 세는 것은 우리의 뇌가 지속적으로 숫자를 세는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뇌가 쉴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양을 세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어? 내가 양을 몇 마리까지 셌더라?'라고 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그날 하루 잠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정신과 의사가 개업한 심야 식당 이야기
 

지금까지 살펴본 이야기들은 사실 하지현 교수님의 책 가운데 몇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한 것이다. 하지현 교수님의 '심야치유식당'은 만화책 심야식당, 그리고 바텐더와도 많이 닮아있다. 정신과 의사가 식당을 개업하면 생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 대부분 식당에 찾아온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손님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문제를 풀어주는 형식이다. 
 
예를 들어, 한 잘나가는 컨설턴트는 모든 것을 분석하여 최선의 답을 찾을려는 일종의 직업병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일 상생활에까지 작용하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생각해보자, 아내가 아들의 학업문제 때문에 그 컨설턴트에게 "요새는 어느 학원이 좋대~ 학원을 옮겨야 할까봐.."라고 고민을 털어놓는데, 남편인 그 컨설턴트는 "음... 그럴땐 말이지, 옮기면 이런 이런 장점과 기회가 있고, 옮기지 않을 땐 이렇고 저런 약점과 위협이 있으니,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네"라고 인간미 없게 분석하여 답을 내려준다면... 이 가정은 어떻게 될까?


사회가 발전하고 사람들이 바쁘게 살수록, 어쩌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작은 심리적 문제를 안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는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한번 쯤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Ahn


대학생기자 최시준 / KAIST Mangement Science

안철수연구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가고 있듯이,

저, 최시준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름'이라는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길을 향해 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