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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여행

대학생 해외 활동, 봉사와 여행 1석 2조 체험기

인천공항에서 7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가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방긋 웃고 태극기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한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웃나라 중국, 일본보다 한국을 더 알고 싶어하고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는 그곳. 바로 인도네시아다.

사랑해요 꼬레아~

슬며시 다가와 대장금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오나라~ 오나라~"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그렇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이름이 뭐냐, 한국 어디에서 사냐부터 한국의 여러 곳을 소개해 달라, 요즘 유행하는 한국 가요는 뭐가 있느냐 등 많은 부분을 궁금해했다. 심지어는 보잘것 없는 내 핸드폰에도 관심을 가져주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조끼에 붙은 태극기를 꼭 보이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슬람 문화권에 속해 매일 기도를 하고 여자들은 히잡을 둘러쓰고 다녀 어색할 것 같지만 이곳 왠지.. 친숙할 것만 같은데?

과일의 제왕 두리안의 참맛은


집집마다 들어선 열대과일 두리안은 참으로 이곳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이다. 인도네시아에 가면 누구나 한 번은 꼭 먹게 되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누가 과일의 제왕이라고 불렀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입맛 까다로운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주변에서 냄새는 이래도 맛과 영양은 일품이라고 추천해주어 한 입 베어먹었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목구멍에서 고무타이어 타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정확히 다음 날 점심 때가 되니까 사라졌다. 전날 먹은 음식인데 어떻게 다음 날까지 날까 싶지만 한번 먹어보라! 그날 먹고 나서 양치 두 번 하고 물 7컵 마시고 사탕 5개 먹었는데도 여전했다...

수까부미 아이들의 꿈을 함께 하다

이쯤에서 인도네시아에 간 이유를 잠깐 소개할까 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의 수도)에서도 버스로 6시간 들어가야 하는 수까부미 지역에는 많은 아이들이 산다. 매년 방학 때가 되면 한국인 봉사단이 이 곳을 찾는데 모두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세상은 넓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도 바쁜데, 여기에 사는 아이들은 오로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몇 가지 되지 않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와의 교류로 아이들이 한 명 한 명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머지 않아 수까부미의 아이들도 더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리라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곳에 머무는 동안 교육 봉사 외에 또 다른 의미의 노력 봉사도 병행하였다. 교실 전체의 환경을 바꿔주기 위해 페인트 칠을 비롯한 교실 정화 작업과 쓰레기를 치우면 사탕을 주는 식으로 의식 개선을 돕기도 했고, 학교 주변에 아이들이 다칠 우려가 있는 부분을 정리하기도 했다.

반둥 지역 가는 길

 

국내에도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지만 많은 대학생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바로 현지의 문화 체험을 할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팀도 예외는 아니었을 터. 첫 주에는 반둥 지역으로, 둘째 주에는 자카르타 근처의 보고르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

반둥 지역으로 가는 길은 우리나라  시골길 같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길은 광활한 고속도로인 데 반해 국도는 길이 안 좋다. 1차선 도로에 왕복차선이 있고 그 사이로 오토바이들이 지나간다. 또한 화장실도 자주 없어서 도시 쪽에 주유소가 보이면 무조건 다녀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

전통악기 앙클롱, 그리고 화산


수까부미에서 차로 역시 6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반둥에서 유명한 곳은 앙클롱이라는 전통악기 공연장과 지금도 활동을 하는 활화산이다.

흡사 대나무를 깎아 만든 듯한 앙클롱은 각각 모양도 다르고 크기도 천차만별이지만 내는 소리는 높낮이가 조금 다를 뿐 모두 계이름을 나타낸다. 또한 한국 사람이 연주하기엔 매우 쉽다. 다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알고 음감이 어느 정도만 있다면 바로 우리 동요나 가요, 클래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주할 수가 있다.

또한 소형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오르면 반둥 지역에서 유명한 화산을 볼 수 있다. 처음 버스에서 내려 정상에 발을 디뎠을 때는 화생방 훈련을 다시 하는 것처럼 매캐한 가스가 코를 쑤셨다. 정상에서 보면 조그맣게 보이는 화산 연기를, 하산하여 산중턱으로 내려가면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연기 속에서 사진을 한번 촬영하고 나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열심히 등산하고나면 화산의 끓는 물에 담긴 삶은 달걀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냥 일반 물에 삶은 것이나 찜질방 맥반석에서 구운 것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두 군데를 보는 데도 1박 2일이 걸렸다. 같은 지역인데도 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하나 보고 나올 때쯤이면 반 나절이 지난다. 적도 아래에 있어 6시면 주변이 캄캄해지기 때문이리라.

다음에 또 만나요^^

 
2주 간의 짧은 일정 속에 인도네시아에서 있었던 일들은 추억으로 남았다. 현지 주민, 학교 교장 선생님, 이끌어주신 많은 분, 같이 갔던 팀원과 우리를 잘 따랐던 아이들까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여기에서 말한 내용 외에도 인도네시아에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가 있다. 1시간 동안 수백 만 마리 박쥐의 이동을 자연 그대로 볼 수도 있고 끝없이 펼쳐진 인도양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것을 훌훌 털어버릴 수도 있다.

내가 가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면 잠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해외 봉사를 떠나 현지인과 교류하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건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두근윤 /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이 세상 모든 것은 누군가의 물음표로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물음표는 또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곤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를 '!'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두!근!윤! 세글자를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