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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현장속으로

녹화 현장서 직접 느낀 100˚C의 삶의 열정

KBS 1TV에서 방영 중인 '강연 100˚C'는 인생의 끓는점까지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지혜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강연자가 아닌 우리 주변의 누구나 할 수 있는 강연으로, 투박하지만 그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을 이야기한다. 이 프로그램은 3명의 강연자가 나와 순서대로 강연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 강연 100˚C 녹화현장

장모 사랑은 사위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위를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는 말이다. 그 반대로 '장모 사랑은 사위'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첫 강연자로 나선, 지난 5월 장모에게 간을 이식해 준 사위 김대호씨가 바로 그이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가 없이 살았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항상 어머니의 빈 자리를 느끼며 자랐다. 학창 시절에 엄마처럼 챙겨주시던 할머니까지 돌아가셔서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 그 때 같은 아파트에 살던 지금의 장모가 그를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닭볶음탕을 차려주었고 마음 기댈 곳 없던 그는 큰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장모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그는 결국 장모의 큰딸인 지금의 아내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장인어른이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자 장모는 술로 아픔을 잊어보려 하였다. 그러다 건강이 안 좋아진 장모가 병원에 입원하고, 간 이식을 해야 살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게 되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간을 떼어주기로 결심했고, 지난 5월 15일 그의 간 70%를 장모에게 이식해 주었다. 간이식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그와 장모 모두 합병증 없이 건강을 되찾고 있다.

남들은 장모에게 간을 이식해 준 사위가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김대호씨는 장모님 한 사람을 살린 것 이상으로 가정의 행복까지 지켜냈기 때문에 매우 기뻤으며 다시 그 순간이 와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거라고 말하였다. 

강연은 방청객으로부터 96도라는 높은 공감 온도를 받았다. 강연자는 ‘나부터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기적으로 살고 있진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남을 위해 내민 도움의 손길이 얼마나 큰 힘으로 다가가며 따뜻함을 가졌는지 느끼게 하는 뜻 깊은 강연이다.

닭꼬치 가게 사장 된 은행 지점장

강연자는 과거 그 시절 남들이 부러워하는 은행에 다니며, 정점인 은행 지점장까지 지낸 사람이다. 그는 문 닫기 직전인 점포로 자진해서 발령받아 일등 점포로 만들었으며, 직접 발로 뛰며 행동하였다. 그리고 ‘혁신은 결재판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IMF로 인해 회사에서 퇴출당했다. 새로 시도한 건축이라는 사업을 실패하고, 술에 빠져 지내다가 닭꼬치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나는 그래도 은행지점장까지 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그는 처음에 정장을 입고 닭꼬치를 팔았다고 한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너무 부끄러워서 때려 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강연자는 친구들이 본인을 두고 내기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화가 났다. 그때, 알량하다고 치부했던 자존심이 벌컥 일어섰다. 자존심은 “오기”로 변해 그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고야 마는 끈질김과 지독함이 월 매출 천만원을 벌게 만들었다.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는 닭꼬치 장사를 할 때, 은행에서 잘하는 게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했다. 그것은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것이었다. 그는 즉시 실행에 옮긴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아버님. 안녕하세요 어머님. 행복하세요” 라고 말했다. 계속 인사를 하니,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서 피해갈 정도였다. 그러다가 사람들은 호기심을 느끼고, 그에게 하나둘 다가왔으며 그를 성공에 다가가게 만들어주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결국 기회가 다가오고 성공이 반긴다는 것을 증명한 실사례이다. 그는 강의를 끝낼 때, 손님한테 하는 인사를 방청객에게 하며 마치겠다고 했다. 그의 외침은 ‘나 좀 봐달라. 내가 여기 있으니, 나 좀 봐달라’라는 외마디 절규 같았다. 마지막에 강연자가 훔친 눈물은 그것을 방증한다.

축구에는 전반전, 후반전, 그리고 연장전이 있다. 전반전, 후반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못 해도, 연장전이 남아있다. 그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단지 강연자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리라고 생각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한국의 초고령 사회에서, 실의에 빠져있는 누구에게나 힘이 되는 말일 것이다.

(蓮)을 연구하는 성원스님

마지막 강연자인 성원스님은 일명 '연에 미친 스님', '연(蓮) 스님'으로 유명한 분이다. 그는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에서 나와 절에 들어가 생활하기 시작했다. 축구 게임을 연속으로 몇 번이나 뛸 수 있을 만큼 건강했던 그는 서른 끝무렵에 심장병 장애 3급 진단을 받고, 상태가 심각해서 중환자실 신세를 자주 지게 된다.

그는 좋아했던 농사 대신에 연을 재배해 먹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 점점 병세가 호전되었고,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 후 연의 여러 부위를 음식으로 만드는 것을 비롯해 연을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모든 음식에 연 가루를 넣어 음식의 질감이나 숙성도, 기한 등 여러 가지 측면을 실험하고 연구한다. 지금은 식품뿐 아니라 상품을 만들고 축제를 기획하여 연을 전파하고 있다. 

성원스님 말에 따르면 연은 꽃부터 열매, 잎,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건강에 이롭도록 쓸 수 있는 꽃이다. 연을 김치에 넣으면 김치가 아삭거리는 맛을 유지할 수 있는 등 '천연 방부제' 효과가 있다. 삼겹살에 연을 곁들이면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는 등 음식을 더욱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연은 콜레스테롤 감소뿐 아니라 해독 작용이 뛰어나고 혈액 순환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연의 꽃과 잎은 마음을 맑게 하고, 노화를 예방하며 혈액 순환을 돕고 어혈을 제거하며, 산후 산모에게 좋고 빈혈에도 좋다. 열매는 불면증에 좋고,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연근은 신경과민이나 스트레스, 우울증에 좋고 풍부한 무기질과 비타민,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어 피부건강에 좋으며, 콜레스테롤 저하와 지혈 등에 효과가 있다.

'왜 스님이 이런 일을 하느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다.  하지만 종교가 좋아하는 것을 연구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좋은 것을 널리 퍼트리는 노력을 불순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화학물질이 음식에 난무하는 가운데서 '웰빙'을 찾는 요즘 시대, 비싼 가격의 웰빙 식품을 찾는 것보다 연으로 일상적인 음식에 웰빙을 부여해 보는 것이 어떨까. Ahn 

 

대학생기자 김대희 /  경기대 컴퓨터과학과

대학생기자 이승건 /  성균관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대학생기자 강정진 /  숙명여대 컴퓨터과학과